Travel & Rest

사랑이와의 첫 캠핑...(장흥 해일농장)

강가에버드나무 2012. 4. 30. 22:08

2009년 11월의 어느 주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충현복지관의 서성진 과장님(그당시)과 딸 성희, 저와 제 아들 사랑이(재하) 이렇게 넷이 첫 캠핑 멤버

 

입니다.

 

그당시 저는 아무 것도 없이 아들넘만 달랑 데리고 해일 농장으로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서성진 부장님은 일찍 부터 모든 장비를 다 셋팅해 놓고 저와 아들넘을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이렇게 함께 캠핑을 여러번 하면서 그동안 서성진 부장님에게 물려받은 장비와 제가 캠핑 관련

 

카페에서 사 모은 장비들로 드디어 저의 단독 캠핑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부족한게 많지만 그래도 일단 나가 보자는 강한 욕구에 끌려 아들넘과 지난 주말인

 

4월 28일을 우리의 첫 캠핑 D데이로 잡았습니다.

 

마침 안사람은 일이 있어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고 아들넘과 둘이 출발하기전 서성진 부장님에게

 

페북으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부장님, 혹시 주말에 시간되시면 사랑이와 둘이 해일농장으로 캠핑 가려고 하는데 오세요"

 

서성진 부장님으로부터 저녁에 합류하겠다는 오케이 메세지를 받고 이것 저것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 캠핑 가기전 무엇을 챙겨야 하나 생각나는 대로 대충 적어본 건데... 참 챙길게 많더군요...^^; 

 

* 드디어 캠핑 당일... 사랑이도 일찍 일어나 들뜬 기분으로 빨리 가자며 보챕니다. 그래 어여 가자....^^

 

           * 저도 아들넘과의 첫 캠핑에 기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 사무실에 일이 있어 처리하고 가려니 벌써 차량 정체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들넘의 얼굴이 점점 험상 궃어지고...

 

* 급기야 세상 모르게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이때다... 빨리 가자...ㅎㅎ 

 

* 옹달촌 간판 옆으로 해일농장 간판이 보입니다. 오랫만에 왔지만 낯익은 풍경입니다. 

 

* 오후 1시가 넘어 도착했더니 이미 아래쪽은 발디딜 틈 없이 캠퍼들로 가득찼고... 어쩔 수 없이 위로위로 올라가다 보니

  산 중터기에 나무그늘도 있고 조용한 명당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앗싸... 

 

* 일단 텐트치고 한쪽에는 야침을 다른 한쪽에는 돗자리를 깔고 짐을 정리했습니다.

  먹을 것은 모두 밖으로 빼서 화로 피울 준비도 마쳤습니다.

 

*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은 관계로 배가 고파 우선 소고기 스테이크와 소세지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아들넘은 영화 보느라 배고픈 줄도 모르는지 잘 참더군요....ㅎㅎ 

 

* 아들넘이 제가 가져간 망치로 땅을 팝니다. 용도를 묻자 화장실용이라고 하더군요...ㅋㅋ

 

* 제 차와 텐트 그리고 식당이 모두 보이도록 한 컷 찍어봤습니다. 자리 잘 잡았죠? ^^

 

* 텐트 한편은 바닥에 은박돗자리 2개 깔고 그 위에 다시 큰 돗자리를 깔았습니다.

   제가 새로 산 준우 써미트 마스터B 침낭의 성능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서 바닥에서 잘 계획입니다...ㅎㅎ

 

* 아들넘과 서성진 부장님은 야침에서 주무실 수 있도록 두 개를 배치했습니다. 베개도 챙겼구요...ㅎㅎ

 

          * 고기를 구워먹고 서성진 부장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며 릴렉스 체어에 온몸을 묻고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이윽고 서성진 부장님이 합류하고 바로 저녁 식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저녁 메뉴는 소고시 스테이크, 살치살, 바나나 새우, 명주 조개, 낙지, 소세지, 표고버섯, 가와사끼 짬뽕, 햇반 등이고  

   후식으로는 파인애플을 준비했습니다.

   더불어 서성진 부장님을 위해 양주(조니워커 블랙라벨), 와인, 소주, 맥주(사포로)를 준비했습니다.

 

* 해는 저물고 화로 안의 불빛만이 은은하게 주위를 비춥니다.

 

* 모처럼 해보는 불장난... 저 역시 참 재밌더군요. 

 

* 아들넘이 화로에 넣은 솔잎 연기로 자욱해진 순간 서성진 부장님의 카메라가 어딘가로 향합니다.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는 아랫쪽에 나옵니다...ㅎㅎ

 

* 식사를 마치고 아들넘은 계속 주변에 솔잎, 잔 나뭇가지 등을 화로에 넣고 계속 불장난 중입니다.

 

* 불이 활활 타오르자 썬캡을 뒤집어 쓰고 마치 무슨 소방관 마냥... 저로고 놉니다...ㅋㅋ 

 

* 밤이 깊어 밖을 정리하고 텐트 안으로 들어와 함께 영화 관람 중입니다.

  사랑이를 사랑해주시는 부장님... 사랑이와 다정하게 영화를 보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부장님 이미 주무시는 중입니다...ㅋㅋ  

 

* 헝가리 구스 다운으로 만든 준우 써미트 마스터B 침낭... 이런 날씨에 성능테스트를 한게 미안할 정도로... 팬티만 입고도

   밤새 더워서 결국 지퍼를 다 열고 잤습니다. 산 정상으로 비박산생을 떠나도 충분할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5월에는 꼭 산정상에서 별을 보며 자고야 말리라...^^

 

* 호사다마라 했나요... 역시 좋은 일이 있으니 안좋은 일도 생기더군요.

   서성진 부장님과 아침 식사를 하러 가려고 제 차를 비탈길에서 돌려 내려가려고 하다가 그만 이렇게 되었습니다.

   완전 코메디 같은 장면인데... 사실 이렇게 되기까지는 한시간 정도 쌩쑈를 한 거고... 하여간 결론적으로 이렇게

   나무에 콕 쳐박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ㅠㅠ

 

* 누구도 4륜 구동 차량이 저런 경사에서 못 헤어나리라고는 믿지 못할텐데요... 그런 일이 일어났네요... 세상에 이런일이...^^; 

 

* 결국 우리 힘으로는 도저히 안되어 보험에서 서비스를 불렀습니다.

   드디어 우리를 구해줄 구세주가 도착했는데... 

 

* 그 와중에도 아들넘은 세상 모르게 과자를 먹으며 영화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너의 그 태평스러움이 참 부럽구나...ㅎㅎ

 

* 하여간 서비스 아저씨 금방될 것처럼 말씀하셔서 이제라도 빨리 밥 먹으러 가야지 했는데... 

 

* 서비스 아저씨 역시 이런 저런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헛도는 뒷바퀴를 어쩔 수 없어 대략 난감...

   결국 기브업 하시고... 보다 못한 주인아저씨가 본인의 포크레인을 동원해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다만 야영장에 야영객들이 가득한 관계로 사람들이 다 빠지면 구해줄 테니 좀 기다려 달라고 하셔서... 

 

* 서성진 부장님과 예전에 함께 왔던 자장면 집에서 사랑이와 함께 맛나게 아점을 먹었습니다. 

 

* 오후에 일정이 있는 서성진 부장님은 먼저 가시고 아들넘은 야침에 누워 빈둥거리고... 저는 혼자 짐을 다 정리하고    

 

* 차만 빠지면 차에 싣기 위해 기다리는데... 포크레인이 올때까지는 속수무책이라... 저렇게 망연자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에라 잠이나 자자 하고 야침에 누워 솔솔 부는 산바람 쐬며 잠이 들락말락 하고 있는데...

 

* 어디선가 전차가 지나가듯 굉음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저 아래로 포크레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주인아저씨 포크레인을 몰고 무진장 멋지게... 마치 영화의 한장면 처럼 비탈길을 치고 올라옵니다.

   저희 때문에 시끄러웠을 주위 캠퍼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순간이었습니다...^^; 

 

* 주인 아저씨 제 차 앞으로 포크레인을 붙이더니 빠져나갈 길을 만들기 위해서 폭을 잽니다. 

 

* 이윽고 포크레인으로 제 차 옆으로 길을 내기 시작하더니... 

 

* 순식간에 제 차 뒤로 돌아갔고 견인줄을 묶어서 살짝 끌어주시니 차가 훅 뒤로 빠져 나왔습니다.

   참으로 쉽게 빠져나옴에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포크레인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여간 주인 아저씨에게 거듭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처가집으로 향했습니다.

 

* 오는 동안 아들넘은 잠에 빠져서 또 이렇게 뻗었습니다. 천하태평한 아들넘... 그래도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ㅎㅎ

 

* 보너스... 이 사진들은 서성진 부장님이 찍어 주신 사진입니다. 

 

* 아들넘과 다정하게 사진도 찍고... 

 

* 셋이 함께 포즈도 취하고... 

 

* 아들넘과 함께 하는 캠핑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이렇게 운치있는 사진도 찍어 주셨습니다.  

 

* 이 사진이 바로 달을 좋아하는 서성진 부장님이 앞서 솔잎 연기로 자욱한 가운데 하늘을 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수월이 괜히 수월이 아니죠...ㅎㅎ 

 

* 이 사진은 서성진 부장님이 아침 일찍 텐트 주변에서 땅위로 솟아오르는 새싹들을 찍은 건데... 참 아름답네요.

 

 

이렇게 남자 셋만의 캠핑은 멋지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더불어 해일 농장은 저의 첫 캠핑장이자 독립적으로 찾아간 첫 캠핑지로서 난생 처음 겪어본 차량

 

사고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통해 여러모로 소중한 추억의 장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랑이가 커서 혼자 캠핑을 오는 그날까지... 해일 농장이 계속 지속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