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가치 있게 나이 드는 법
지은이 : 전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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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이며 예일대 비교문화연구소 명예 연구부장인 필자는 서문에서 '당신 인생의 값은 얼마입니까?' 라고 물으며 가치에 대한 얘기를 늘어 놓는다.
가치의 사전적 의미는 '쓸모'와 '보람'인데, 사람들은 보통 쓸모가 더 맞는 뜻이라고 생각하지만 필자는 보람이 더
좋은 의미라고 생각한단다.
물건이 오래되면 쓸모가 없어지지만 대신 그 물건을 통해 얻은 보람은 더 커지기 때문이라며 낡은 물건이라도 보람이 커지면 가치를 잃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람의 가치, 삶의 가치도 그런 것으로, 나이 들면서 찾는 보람이 커진다면 가치 있는 삶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하면서 우리가 가치 있게 나이 든다는 것은 그런 보람의 크기를 높이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청춘이 가는 것을, 나이가 드는 것을, 늙는 것을 사람들은 서러워한다. 하지만 지나간 세월을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도 없다. 나이가 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만 나이를 먹는 게 아니므로.
우리가 정말 안타까워해야 할 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 삶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가치 있게 나이 드는 것이야말로 시간적 존재로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이것이 내가 학자로서, 그리고
나이든 사람으로서 나이 드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들은 그런
소명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치 있게 나이 드는 법은 삶의 보람을 계속 키워 가는 것이다. 인생의 박물관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가치 있는 삶은 평생 자신이 모은 돈보다 부유하고, 오른 지위보다도 높은 삶이라 정의했다. 현재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든 나 자신에게 떳떳하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삶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948년 열아홉 나이에 부모 슬하를 벗어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남편인 고 고광림 교수를 만나 6남매를
낳아 키우며 공부하고 학위받고 강의하며 예일대 동암문화연구소를 설립해 38년의 시간을 함께 하였다.
그녀는 대한민국이 지구 어디에 있는지조차 관심을 가지지 않던 미국 사회에서 소수 민족인으로 동양인 여자로
멸시와 차별에 마음이 상한 적도 많았지만, 서구 사회에 동양과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개척의 길이 될 것이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여, 6명의 자녀를 포함해 8명의 가족 모두가 11개의 최고학위를 취득하였고, 2009년에는
첫째 아들 고광주가 오바마 행정부의 보건부 차관보로, 셋째 아들 고홍주는 국무부 차관보급인 법률고문으로 취임
하였다.
다음은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되거나 공감가는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다.
대체로 옛말이 그른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딱 한가지 '공부에도 때가 있다'는 말만큼은 동의할 수가 없다.
공부의 진정한 때는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때가 따로 정해져 있는 일이란 없다.
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바로 그때인 것이다.
소통이란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거나 서로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서로에게 무엇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감동을 주고 받아야 한다. 우리는 감동을 받는 데에만 너무 익숙해 있다.
가치 있게 살아간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면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감동과 사랑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만들고 지속해 나가야 한다.
나는 나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새로운 인연을 맺는 것을 보면 무척 행복하다. 가치 있는 삶은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다니며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어 주는 삶이다.
우리가 인생을 가치 있게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야 한다. 아픈 사람에게는 치유가, 지혜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지혜가, 사랑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감동이 되어야 한다. 가치 있는 인생은 누군가에게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 준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부 차관보급으로 있는 셋째 아들 홍주는 인준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직에 봉사하는 것이 나의 일생에서 진 빚을 갚는 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흔히 남에게 베푸는 것은 곧 손해라는 생각을 한다. 나 자신만을 위해 살기도 바쁜데 남에게 베풀며
살다가는 경쟁에서 뒤처져 성공하기 어렵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태어난 이상 세상에 큰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Life is short, Art is long'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유명한 이 말은 인류 최초의 아포리즘(금언, 격언)이라고 한다.
보통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로 통용되지만, 기원전 사람인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예술(ART)은 사실
의학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은 덧없이 짧을지 몰라도 자신이 연구하고 개발한 의술은 영원히 남아 인류에 공헌하리라는 것을
확신한 사람이었다.
내가 내 삶에 보람을 느끼는 이유는 성공보다 중요한 성취 때문이다. 성취란 나 스스로가 내가 선택한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때 얻을 수 있는 삶의 성과물이다.
(중략) 나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고 이유 없는 차별을 하면 할수록 더 열심히 노력했다.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아예 없애 버리자고 생각했다. (중략) 나를 부당하게 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원망을 키우기보다는
내 노력이 부족했다는 반성을 했다.
내가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가치 있는 삶은 다음의 한마디로 요약된다.
'나의 존재가 세상 누군가에게 무엇인가가 되는 삶이다.'
이것은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왔다가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라 동시대를 산 누군가의 삶에, 기억에, 가슴에 의미 있는 존재로 남을 수 있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야 한다. 가치 있는 삶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사는 삶이다.
현재를 충실하게 산다면 그것은 모두에게 기억될 만한 빛나는 과거를 남길 수 있고, 누군가의 미래를 밝히는 거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가치 있게 산다는 것은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현재의 일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충실하고
일관성 있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세상에 돈이 없어서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에 오늘도 나는 인복을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은 다름 아닌 늘 나누고 베풀며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영어에 '실버라인(silverline)'이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비관적인 상황에서 낙관적인 희망을 발견한다'는 뜻을 가진 동사다.
친구는 가려 사귀어야 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린 시절 얘기다. 철모르던 시절에는 자칫 친구에게 나쁜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되도록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나은 사람을 친구로 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본받을 만한 점이 많은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하고, 부족한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나이 든 사람의 가장 큰 미덕은 우주도 안을 만한 포용력이기 때문이다.
내 뜻과 생각이 무조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 틀린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나의 뜻과 생각이
세상이라는 거대한 수레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는지 틀리는지, 대체로 일치하는지 혹은 정반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늘 확인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나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생각이 수레의 방향과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면 함께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릴 때부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을 들어 왔을 것이다.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라는 것은 잘 알지만,
소금이 되라는 것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소금은 음식 맛을 내는 데도 쓰이지만, 부패를 막는데도 사용된다. 소금이 되라는 말은 세상이 더 이상 부패하지
않도록 방부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소금 같은 사람이, 그런 가치를 지닌 삶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상은 더욱 투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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