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1구간2(노고단~세석대피소)

강가에버드나무 2013. 12. 24. 16:09

머리가 띵하다...ㅠㅠ 밤새 뒤척이느라 한숨도 못잤다.

이곳 대피소는 거의 군대 내분반을 확대해 놓은 분위기...

딱 정자세로 누울 공간밖에 없고 밤새 코고는 소리,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도저히 잠을 이룰수 없었다.

게다가 새벽 3시쯤엔 좀비들 처럼 일어나 어슬렁거리는데 두손두발 다 들었다.

최대한 체력을 아끼려고 기를 쓰고 누워 있다가 라면 끓여 먹고 출발 준비해야겠다. 쩝...

 

산행전이라 탄수화물 섭취를 위해 라면에 어제 사온 삼각 김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오늘도 도상거리 25km이상을 걸어야 하기에 라면에 스프를 다 털어 넣었다.

혹여나 땀으로 염분이 부족해져 탈수증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제 날만 좀 밝아지면 바로 출발할 준비를 갖추고 대기 중이다.

근데 새벽 5시가 다되었는데도 하늘엔 별이 초롱초롱하다.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본 일출 전의 모습...

아직 30분을 더 기다려야 완전한 일출을 본다니 시간 관계상 일단 패스...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은 노고단 고개에서 해뜨기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다.

 

오전 5시 50분경... 태양의 이글거림이 강렬해 진다. 곧 일출을 만날 듯...

 

오전 6시경... 이글거리는 태양이 장엄한 모습을 드러낸다.

 

밤사이 지리산 자락을 휘감던 운무가 일출의 기운에 밀려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오전 6시30분경 임걸령 샘터에 도착...

 

               지리산의 정기가 듬뿍 담긴 시원한 샘물로 양껏 목을 축여본다.

 

지리산 생태계 조사를 위해 설치해 둔 장비인 듯... 카메라인가...?

 

지리산 자락에서도 무덤을 만날 수 있었다. 누구의 묘일까... 정말 궁금하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가 만나는 곳... 바로 삼도봉(해발 1,499m)에 도착...

 

페이스가 좋은 편이다. 더 더워지기 전에 쭉 치고 나가야 겠다. 현재 시간 오전 7시 30분경...

 

화개재 못미쳐서 헬기가 착륙할 수 있을 만한 공터가 있다.

뱀사골에서 올라온다면 이곳에서 비박하면 딱 좋을 듯...

 

오전 8시 좀 못미쳐 화개재 도착...

 

날은 점점 뜨거워지고 토끼봉 도착... 이제 1시간 반가량 더 가면 연하천대피소...

 

오전 9시 50분경 연하천대피소 도착...

 

새벽 4시 30분경 이른 아침을 먹었더니 벌써 배가 고파 이른 점심을 먹었다.

이곳은 마땅히 쉴곳도 없고 그늘도 없어 밥만 먹고 바로 이동...

 

지리산의 준엄한 바위 위에 뿌리내린 저 나무... 넘 멋져서 한 컷...^^

 

               정오가 다가오니 햇볕은 쨍쨍...

               바위 절벽 사이 틈에서 잠시 쉬며 지리산의 시원한 바람으로 몸을 식혀 본다.

 

벽소령 대피소가 얼마 안남긴 했나보다... 안내문이 붙어 있는걸 보니...

 

저곳은 어딜까... 넘 오래되서 기억도 안나네...ㅠㅠ

 

벽소령 못미쳐 마지막 난코스... 하지만 밧줄 잡고 가뿐히...

 

벽소령대피소 역시 내리쬐는 햇볕을 피할만한 공간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시원한 설레임 먹으며 열기를 식혀 본다.

 

아직도 갈길이 멀다. 장터목대피소까지 5시간은 가야하기에 잠시 쉬다 서둘러 출발...

하늘은 청명하고 구름이 하늘을 수놓는 광경이 넘 멋지다.

 

요런 길은 참 걸을만 하다.

 

산행 중에 만난 이름모를 야생화...

 

얼숲화원에 올리려고 찍긴 했는데 올리지는 못한거 같다.

 

덕평봉 인근에서 만난 선비샘과 그 유래...

'옛날 덕평골에 화전민 이씨라는 노인이 살았다. 노인은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살아서, 죽어서라도

남에게 존경을 받고 싶어 자식들에게 자신의 묘를 상덕평의 샘터 위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하였다.

효성스러운 자식들은 그의 주검을 샘터위에 묻었고, 그로부터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샘터의 물을

마시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려서 무덤으로 절을 하는 형상이 되어 죽어서 남들로부터

존경 아닌 존경을 받게 된 것이다'

 

지리산 제일봉을 찾아보라는데 어느 것이 천왕봉일까...

 

그 맑던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가득차버렸다.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니 탱큐~^^

 

다양한 식물들과 여러 모습의 길들이 장거리 산행의 단조로움을 다소나마 감소시켜 준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저 멀리 세석대피소가 보인다.

 

노고단대피소 이후 만난 가장 괜찮은 대피소...

쉴 곳도 그늘도 있었던...

 

               세석대피소 그늘에서 촛대봉 쪽을 바라보니 헬기 한대가 떠 있다.

               저 헬기를 난중에 만난다는...ㅋ

 

               매점에서 콜라 한캔 사마시고 잠시 쉬어 간다.

 

촛대봉 위에 떠 있는 헬기의 모습...

 

               해발 1,703m 촛대봉에 도착... 고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오후 5시가 넘어가니 산에 구름이 자욱하고 그 사이로 햇살이 부서지는 장엄한 광경이 연출된다.

 

               고도가 높아지니 산자락에 운무가 가득하다.

 

장터목대피소가 가까워 옴을 알려주는 듯한 야생화들...

 

드디어 저기 오늘의 목적지 장터목대피소의 어수선한 모습이 보인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새벽 5시경 출발하여 장터목대피소에 오후 6시 전 도착했다. 

               무려 12시간 30분 가량을 걸었다.

               누가 쉬엄쉬엄 여유있게 걸으라 했던가...

               (그건 바로 서성진 부장님... 부장님과 전 수준이 다르다구요...ㅠㅠ) 

               물론 중간에 많이 쉬긴 했지만 입에서 단내나게 죽어라 걸었기에 다행이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여간 무탈히 목적지에 온 것에 감사할 뿐...

 

먼저 온 사람들이 식탁을 점령하고 있어 바닥에 쭈구리고 앉아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메뉴는 삼계탕과 비엔나 쏘시지... 넘 맛있었다.

 

저녁 8시경... 지리산에서 만난 태양 같이 밝은 달의 모습...

내일 일출을 기대하며 어여 잠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