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8구간4(피앗재~신선대휴게소)

강가에버드나무 2015. 5. 26. 17:21

 

전날 새벽 5시 30분에 출발 예정이라고 도시락을 부탁했더니 산장 안지기님이 언제 준비하셨는지

아침, 점심 도시락을 싸주셨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산행을 하다가 아침을 먹기로 하고 일단 짐을 챙긴다.

 

 

저 뒤로 보이는 속리산 천왕봉으로 궈궈...^^

이때까지만 해도 컨디션 좋고 날씨 좋고 쾌조의 스타트...

 

 

이른 아침이라 인기척도 없고 동네 자체가 고즈넉하다.

 

 

개울에는 산에서 흘러온 너무나 투명하고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물이 좀 불으면 수영하고 놀아도 좋을 거 같다.

 

 

어제 핸드폰을 떨어뜨렸던 벌통...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벌들이 자취를 감췄다

 

 

언제고 다시 와보겠다는 다짐을 되내이며 마지막으로 피앗재 산장과 마을을 한번 둘러본다.

 

 

오늘(25일)의 들머리인 피앗재... 3개의 봉우리를 넘어 천왕봉으로 계속 오를 일만 남았다.

 

 

6시가 넘으니 찬란한 아침햇살이 강렬하게 온천지를 뒤덮는다.

 

 

산행한지 한시간도 되지 않아 배가 고파 일단 아침을 먹고 가기로 한다.

어제 먹었던 쫀득쫀득한 그 잡곡밥과 반찬 세가지...

 

 

누군가는 산 곳곳에 걸려 있는 안내리본을 보며 환경파괴의 사례로 들지도 모르겠다.

실제 리본으로 인해 나뭇 가지가 성장하지 못하거나 죽을 수도 있다고 하긴 하는데...

백두대간을 홀로하는 산객의 입장에서는 이 안내리본이 나의 생명리본과 같다.

이 안내 리본이 없으면 산행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 나도 안내 리본을 제작해 보고 싶은 생각이 걷는 내내 들었다.

 

 

싱그러운 햇살과 피톤스치 가득한 숲길... 걷는 자체로 이미 힐링이고 치유의 과정이다.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상쾌함...

 

 

저 멀리 천왕봉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

 

 

이제 완연하게 자태를 드러낸 천왕봉을 비롯한 속리산 자락들...

 

 

해발 600m 정도의 피앗재에서 1,058m 천왕봉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산에서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지속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

 

 

G4로 찍으니 이처럼 접사 정도의 근접촬영도 가능하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 산행도 그렇고 지도에 표시된 봉우리들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들이

많았다. 속리산 국립공원이라 그런지 안내문들을 철거했는지 어쨌는지 이런 공터는 헬기장으로

이용가능할 거 같은데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면 위치 파악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갈라진 암벽 틈에 잡목이 자리를 잡은 것인지 잡목이 자리를 잡아 암벽이 갈라진 것인지...

기묘한 모습이다.

 

 

속리산 자락이 장엄한 자태를 자랑하듯 드러내 놓는다

 

 

이름 모를 야생화들... 예전 같으면 핸펀 카메라 성능상 그냥 지나갔겠지만 이젠 다 찍고 간다...^^

 

 

소나무 그늘 아래서 저 멀리 산자락들을 바라다 본다.

혹시 저곳이 내가 묵었던 피앗재 산장이 있는 곳인가 싶어서...

 

 

이제 천왕봉이 코 앞이다. 가장 급경사 구간만을 남겨둔 곳... 땀이 비오듯 흐른다.

 

 

천왕봉 바로 밑에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는 샘... 하지만 식수로 사용하긴 어려워 보인다.

 

 

속리산 천왕봉에서 바라다 본 주변 산세들...

 

 

드디어 오늘의 제1 목적지 속리산 천왕봉 도착...
3시간 가량 계속 치고 올라오는 난코스였지만 역쉬 올라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탁트인 전망이

최고...
그런데 먼저 오신 산객이 들려준 비보...
내가 가야할 문장대 부근에서 40대 남자가 목을 매었단다ㅠ
고인의명복을빕니다

 

 

해발 1,058m 천왕봉에서 내려다본 주변 산들은 아기자기한 것이 높낮이완 무관하게 제각각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저곳이 내가 가야할 문장대 방향...

 

 

천왕봉에서 파노라마로 한 컷...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속리산 주변 산세들...

 

 

천왕봉에서 문장대로 이어지는 바위 군락들...

 

 

천왕봉까지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천왕봉에서 부터는 산객들이 종종 눈에 띄인다.

이 어르신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잠시나마 함께 걸었다.

 

 

앞에 어르신이 보라고 해서 급히 촬영했는데 누군가 바위에 무공 수련이라도 했는지 종회으로

그어놓은 듯한 자국이 역력하다.

혹시 임경업 장군이 속리산에서 몇 년간 수련을 했다던데 혹시 이곳에서...

 

 

도롱뇽 바위... 바위 절벽에 한마리의 도롱뇽이 붙어 있는 기이한 형상이라 붙여진 바위...

 

 

저 멀리 산세가 아스름하니 장관이다.

 

 

저 바위는 등산화를 올려놓은 듯한 모양으로 반대편에서 보면 두꺼비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어 두껍등이라 불린다.

 

 

속리산 구간의 특색은 산 능성에 듬성듬성 뿌리박힌 바위 군락들이다.

 

 

어제 서부장님은 천왕봉에서 문장대까지는 그냥 쭉가면 된다고 아주 쉬운 길이라 했는데...

쩝... 그닥 쉽지만은 않았다.

 

 

고릴라바위... 고릴라 형상을 닮은 이 바위는 자세히 보면 어미와 새끼 고릴라 두마리가 나란히 앉아

경관을 감상하고 있는 듯한 모양이다. 속리산 8석물 중 하나로 상고외석문으로도 불리운다.

 

 

저기 바위 군락의 좌측에 삐죽 튀어나온 바위가 바로 입석대(해발 970m)이다.

기둥같은 모양의 바위로 높이는 약 13미터로 임경업 장군이 속리산에서 수련을 한지 7년째 되던 해

이 돌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속리산 8대 중 하나. 

 

 

속리산 신선대휴게소에서 4천원짜리 컵라면과 피앗재산장 안지기님이 싸주신 도시락으로 이른

점심 식사 중...
이렇게 전망 좋은 곳에서 먹는 점심식사를 평생 한번도 못먹어보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뭐 나라도 대신 자주 먹어 주는 수 밖에...^^

 

 

앞으로 가야할 문장대 방향... 저 아름다운 곳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어려움을 겪게 될 줄이야...

 

 

산객들의 안전과 쉼을 위해 꼭 필요한 휴게소라는 건 알겠는데 속리산의 풍광과 가장 안어울리는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다.

뭔가 자연 친화적인 방법을 모색해 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봐도 저건 아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