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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맨 1권 - 노후보험제도 편

강가에버드나무 2010. 8. 28. 13:49

Riki Kusaka저/ 이주련 역, 학산문화사, 2004. 10. 25, 3,800원




지난 여름 휴가때 읽었던 어사연 추천도서 헬프맨(1-14권)을 읽고 바로 소감을 적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권 한권 눈을 뗄수 없어 모조리 읽어 버리고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엄두가 안나더군요.

그래서 한권 한권 다시 읽고 바로 바로 느낀 소감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줄거리>

만화의 첫장면엔 헬프맨의 주인공인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18세의 온다 모모타로와 친구
간자키 진 그리고
모모타로의 가족(할머니 소다, 아빠 쿠니오, 엄마 미츠코, 남동생 리츠)이 소개
됩니다.


학교를 자퇴하고 간호복지사가 되고 싶어하는 진과 마침 노인시설에서 탈출(?)한 한 어르신을
발견한 모모타로가
특별양호 노인홈 '러브랜드'에서 조우하면서 시설에 입소한 노인들의 어두운
실상과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주인공 모모타로의 천방지축 행동이 시작됩니다.

진은 학교를 자퇴하고 차라리 빨리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 국가시험을 통해 간호복지사가 되기
위해 노인복지센터에서 일
하겠다고 합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 모모타로에게 진은 고령화 사회가 오고 있고 노후보험이 실시되면 노인
간호는 '복지'의 영역을
떠나 비지니스로 발전할 것임을 예견하며 세계제일의 노인국에서 발전은
해도 절대 쇠퇴할 수 없는 빅 비지니스 라고
설명합니다.

길거리를 방황하는 치매 어르신을 '러브랜드'에 데려다 준 모모타로는 배회 증상으로 데려다준
그 어르신이 사지가 침대에
묶인채 진정제가 투여되는 실상을 접하게 되고 마침 면접을 위해
방문한 친구 진과도 조우하게 됩니다.


본인의 할머니와 가족을 떠올리며 신체구속에 대해 격분한 모모타로는 시설 주임에게 달려들고
시설 주임은 그런
모모타로에게 그럼 하룻밤 맡아보라고 제안합니다.
밤 늦은 시간... 시설을 활보하다 기저귀를 팽개치고 아무 곳에나 소변을 보고 선채로 대변을
흘리는 어르신.

잠시 한눈 판 사이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는 어르신을 보며 모모타로는 어르신을 덮친 후 갈등
합니다.


이때 나타난 시설 주임은 신체구속은 필요악이라고 역설합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생명의 존엄성, 인권 존중, 윤리, 도덕... 일일이 다 들어주다간 끝이없다며...
그 모든 것을 직원들이 감당할 수 없다며...
"여기 오기 싫으면 너나 네 가족은 나이 들어 조용히 갈 수 있도록 기도나 해" 라며 비수를
날립니다.


본인이 해결할 수 없음을 절감한 모모타로.. 기저귀를 능숙하게 갈고 시게 씨를 부축하며 간호
라면 모르는게 없는
진을 부러워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모모타로 스스로 사지를 결박하고 기저귀를 차고 하룻밤을 보내 보고는 신체구속
이 필요악이
아니라는 신념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든 사람들이 인생 최후에 산채로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걸 절감한 모모타로는
우여곡절 끝에
노인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노인보건시설인
'러브하우스' 에서 일하게 됩니다.


노인에 대한 특성, 노인 간호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던 모모타로는 전직 교사 출신의 자존심이
강하고 치매가 있는
치즈코라는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치즈코씨에 대한 특성을 몰라 당황하던 모모타로는 점심 배식때 실수로 당뇨병식과 혼합
식 식사를 바꾸어
전달하여 한 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이를 통해 어르신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식사의 종류가 다 다름을 알게 되지만...
노인 간호를 어떻게 해야할지
감을 못잡고 좌절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은 모모타로에게 실제 노인과의 경험을 쌓기 위해 한사람을 돌보는
임무가 주어지고
그 돌봄의 대상은 바로 치츠코 할머니...
고집불통의 치츠코를 집에서 시설까지 모셔오는 것에서 부터 어려움을 겪은 모모타로는 치츠코의
돌발행동들을
겪으며 비로소 치매 노인의 특성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다음날 친한척 하는 모모타로를 몰라보는 치츠코 할머니.. 반면 능숙하게 한가지 일에 집중 시켜
배변, 손씻기 등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친구 진에게는 무척 친밀하게 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15초 전에 이야기 한 내용도, 가족도, 집도 모른다는 치츠코 할머니의 상태에 충격을 받는 모모타로...

이윽고 모모타로는 '지옥의 목욕 서비스'라 불리우는 어르신들이 목욕 장면과 접하게 됩니다.

50여명의 어르신을 13명의 직원들이 서둘러서 옷을 벗기고 순서대로 초고속으로 씻기고 마치
기계화된 작업 같음을
보게된 모모타로... 이때 치츠코 할머니의 입욕거부 장면과 맞닺뜨리고...
짓물러진 엉덩이를 보여주며 억지로 옷을 벗기는 선배의 행동을 만류하는 모모타로에게 선배는
본인의 의사존중은 꿈같은 일임을... 마음의 치료까지 하려면 손이 백개라도 모자라기 때문에
단념할 수 밖에 없음을 항변합니다.


그래도 본인의 의사에 반하게 옷이 벗겨지는 모욕을 당하느니 죽는게 낫다는 생각에 빠진 모모
타로는 무척 혼란스러워 합니다.

결국 모모타로는 선배의 행동을 제지하고 선배에게 선배가 옷을 먼저 벗으라고 항의 합니다.

치매의 유도는 뭔가에 집중시키는게 포인트라는 말을 떠올린 모모타로는 치츠코 할머니가 좋아
하는 책을 가져다 주고 정신이 팔려 있는 치츠코의 머리에 샴푸를 뿌리고 거품을 냅니다.

그리고 "치츠코씨, 혹시 목욕중이세요? 머리에 샴푸가 묻었는데요...?" 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목욕을 유도합니다.


말끔하게 목욕을 하고 나오는 치츠코를 안절부절하며 기다리던 모모타로에게 할머니는 "댁은
누구슈?" 하여 모모타로를 잠시 좌절 시켰지만...
머리를 말려주는 모모타로에게 결정적인 한마디를 날리며 그 얘기에 모모타로가 엉엉 우는
장면으로 1권을 마무리 합니다.


"살아있길 잘했어. 고마워"

<소감문>

1권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배회 증상과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치매 노인에 대한 인권 문제인 거

같습니다.


복지적인 측면에서는 어르신 개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보다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

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맞는 것이지만 노후보험제도가 도입된 후 서비스 기관이 살아남기 위해 과도

하게 경쟁해야 하는 현실로 인해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노인시설의 직원들도 가족들도 느끼고는 있지만 현실적인 상황과 본인 및 다른

가족의 상황을 고려하여 결국 힘이 없는 노인의 인권이 희생되곤 합니다.


여기서는 그러한 극단적인 예가 바로 신체구속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저 역시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로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고는  있다지만...

만화에서 나오는 것 같은 치매 어르신들의 배회, 문제행동 등의 실상을 접하게 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케어를 해야할까 엄두가 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러니 치매 노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가족이라면 그 당황스러움과

고통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또한 이러한 가족의 고통을 사회적으로 지원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본인의 미래를 현실의 사명감에

저당 잡힌 채 고군분투 하는 많은 헬퍼들...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우리가 소중히 지켜야 하는 가치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인권이 아닐까합니다.

우리도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고 노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대부분 반드시 그렇게 된다고 봐야합니다.

지금까지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눈 앞에서 벌어집니다.


"여기 오기 싫으면 너나 네 가족은 나이 들어 조용히 갈 수 있도록 기도나 해" 라는 러브랜드 주임의

말은 
왜 인권, 자기결정권 등의 기본 권리가 소중하게 지켜져야 하는지를 상대적으로 역설하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