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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맨 2권 - 재택 치매 간호 편

강가에버드나무 2010. 8. 29. 14:14

Riki Kusaka 저/ 이주련 역, 학산문화사, 2004. 11. 25, 3,800원





<줄거리>


2권의 첫 장면은 치매 시아버지(오카다 시카오)를 모시는 며느리(오카다 키미코)가 동창회 안내장을 찢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남편이 차남이지만 형님 내외는 슈퍼를 경영하고 있고 장사도 잘 안되는 상황이라 시아버지의 간병을 모두 떠맡게 된 키미코는 점점 심해지는 점점 심해지는 시아버지의 문제행동과 전혀 도움이 안되는 자녀들(사츠키, 카에데, 미즈호)과의 갈등으로 인하여 점점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그러다 시아버지가를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며 순간 '차라리 이대로 떨어져 준다면...'
이라는 생각에 잠시 빠지기도 하지만
곧 죄책감을 느끼고 산책을 나갔다가 쏟아지는 비를 만납니다. 이때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왜 이런날 산책을 나가서 난리냐"는 구박을 받으며 절망에
빠지고 결국 과로로 쓰러지게 됩니다.


당황한 가족은 엄마를 대신하여 아버지가 일나간 동안 딸 셋이 할아버지를 돌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전혀 경험이 없는 딸들은 불과 한나절만에 할아버지의 문제행동에 지쳐 나가떨어진채 아버지
에게 울며불며 호소합니다.

그제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남편 준지... 게다가 부인 키미코가 위염으로 1-2주 정도 더 입원하게 되면서 긴급히 가족회의를 소집합니다.

장남 코이치와 형수, 삼남 겐조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아버지의 문제로 잠시 갈등 상황에 처하지만
삼남 겐조의 노후보험을 신청하자는 제의를 받아 들여 간호인정조사를 받게 됩니다.

결과는 한달쯤 나오지만 요간호로 사료되어 가장 낮은 한도액내에서 잠정계획을 짜게 되어 한시름을
놓게 되지만...


곧 방문간호협회 담당자를 만나 헬퍼가 하루종일 도와줄 수 없음을 알게 되고 가사 원조로만 해서
최대한 서비스를 받기로 합니다. 숙달된 방문간호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기고 키미코도 병원
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방문간호인의 기계적인 돌봄과 며느리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이후 노후보험 간호, 지원 인정통지서에서 보행, 동작은 거의 자립적이나 경증치매 정도로 간호도
1을 받게된 시카오씨에게 키미코는 일주일에 두번 산책이랑 목욕을 헬퍼에게 부탁하고 데이서비스를 일주일에 한번씩 이용하기로 하면서 이제는 좀더 가족들을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꺼란 희망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신참 헬퍼는 하루만에 시카오씨의 문제행동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고 새로온 경험 많은
헬퍼는 시카오씨의 특성은 무시한채 기계적인 돌봄서비스만 제공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키미코는 또다시 죄스러움에 눈물을 흘립니다.


데이서비스를 받기 위해 간 시설에서 시카오씨는 문제행동을 일으켜 쫒겨나고 그런 시아버지를 보며
키미코가 절망하는 순간... 때마침 길을 지나가던 온다 모모타로와 조우하게 됩니다.

모모타로는 길거리에서 똥을 싸는 할아버지를 자신의 윗옷으로 닦아드리고 절망해 있는 키미코에게
기 죽을 거 없다고 위로합니다.

 
종합케어서포트에서 방문간호인으로 활동하는 모모타로는 종종 기관의 규칙을 어긴 서비스를 제공
하여 질책을 받던차에 시카오씨를 돌보기 위해 파견됩니다. 방문하자마자 시카오씨의 기저귀를
벗기고 천방지축 행동하는 온다 모모타로를 걱정스럽게 보는 키미코...
하지만 다른 헬퍼들과는 다르게 진심으로 시아버지를 위해서 행동하는 모모타로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모모타로는 가족이나 마을사람들을 찾아가 시카오씨의 과거를 조사하고 결국 예전에 일했던 지금은
장남 코이치가 운영하는 슈퍼로 산책을 가게됩니다. 그러나 시카오씨는 가게를 찾은 아이에게 사탕을 주려하고 말리는 장남의 팔을 깨무는 등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화가난 장남의 부인은 모모타로와
한바탕 붙게됩니다.


화가난 모모타로는 장남 코이치씨의 부인과 가족들에게 한마디 합니다.
"자기 부모를 짐승처럼 말하지 좀 마세요! 이 싸가지 아줌마!!!"
"시코오씨는 하나도 안 변했다고요! 그냥 나이가 드셨을 뿐... 지금도 옛날도... 열심히 가족을 지키며 살아오신 당신들의 아버지라구요!!!"  

시카오씨에게 좋은 꿈을 꿀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모모타로에게 키미코는 가족도 하지 못하는
일을 왜 그렇게 까지 하는 거냐고 묻습니다.

"간호는 생각하는 지팡이 입니다. 시카오 씨가 하려는 것을 느끼고 돕는게 간호죠. 전 헬프맨이니까
요!" 라며 답합니다.


예전에 일하던 가게에서 안정을 찾은 시카오씨는 젊었을때 하던 행동들을 보여 결국 장남 코이치와
가족들이 아버지를 합심하여 아버지를 돌보겠다는 마음을 이끌어 냅니다.

하지만 이때 모모타로는 그런 가족들에게 한마디 합니다.
"애쓰지 마세요. 가족분들은 ... 너무 애쓰시면 안됩니다. 가족분들을 편하게 하기 위해 우리 같은
프로가 있는 거니까요!"

"분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공부해서 백만 번 기저귀를 잘  갈아도, 가족들의 딱 한번의 웃는 얼굴엔
못 당하거든요."

"그러니 설사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어도, 그저 가족으로 있어 주기만 하면 할아버지는 행복하실
거에요!"


업무규칙 위반으로 담당에서 물러나게 된 하지만 야간 파견도 군소리 없이 하고 극히 일부 이용자
한테 희한하게 인기가 있어
잘리지는 않은 모모타로에게 며느리 키미코가 감사의 편지를 보냅니다.

덕분에 시아버지의 문제행동이 많이 줄었다는 것과 슈퍼에 시아버지를 위해 설치한 휴식용 의자로
인해 인근의 노인 손님들이 많이 몰려들고 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한마디 합니다.


"오늘 처음으로 아버님이 웃으셨답니다"

   
<소감문>

2권에서는 치매를 겪는 어르신을 돌보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봤음직한 소재들로 가정에서
돌봄의 주담당자가 겪는 어려움과 노인 돌봄에 대한 첨예한 가족들의 입장과 갈등, 그리고 사회적
지원 시스템의 실상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화를 읽으며 드는 생각은 정말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들의 부모에 대한 효 의식이랄까 사회적인
인식 같은 것들이 참으로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 라고 표현하는 것 같고 정말 제대로 핵심을 잘 짚은 명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노인복지와 관련해서 많은 부분 우리나가가 일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고령화 비율, 장기요양보험, 요양보호사 등등...
결국 이 만화책의 내용들은 10년, 20년 후의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그래서 더 긴장감 느껴지고 가까운 미래에 닥칠 현실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가족들이 시카오의 돌봄에 대해 합심하여 무언가 해나가려 할때 "애쓰지 마세요" 라고한 모모타로의 말이 무척 기억에 남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공감하기 스킬은 '무언가 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냥 그곳에 있어라' 라고 합니다.
가족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모모타로가 말한 것처럼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어도 그저 가족
으로 있어 주기만 해도 어르신들은 행복하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족원의 역할과 사회적인 지원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치매에 빼앗긴 웃음을 어르신들과 가족에게 다시 돌려 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나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