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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토동에서 밤줍기...^^

강가에버드나무 2010. 10. 25. 14:48

성남지역 연탄나눔 실무 책임을 맡아 성남 구석구석을 돌아 다니시는 이강일 위원장님의 첩보에

따라...
지난 10월 10일 밤나무가 많다는 청계산 인근의 금토동으로 밤을 주우러 출동했습니다.

멤버는 이강일 위원장님과 밤줍기의 달인 유연식 전 위원장님.... 그리고 저와 아들넘 사랑이...ㅎㅎ

일찌감치 오전 9시 예배를 드리고 수진역에서 이강일, 유연식 위원장님을 만나 안사람이 차로 금토동

까지 태워다 주었습니다.

우리가 밤을 주우러 간 곳은 한적한 시골길을 연상시키는 평화로운 곳인데 아마도
인근에는 청계산이
 
있고 군부대도 있어 개발 제한 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인 듯 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이강일 위원장님이 연탄나눔을 통해 알게된 농장 주인에게 허락을 구하고 인근에 밤나무

숲에서 밤을 주웠습니다.


인근에 흐르는 냇가.. 보기만 해도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듯 합니다.

길가에 가득한 밤나무들... 청계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이 저곳에서 밤을 주워 가시더군요.

쨍쨍한 햇살을 막아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뭇가지들...

이곳이 우리가 밤을 주우러 가는 들꽃농원 입니다. 이곳에는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도 있고 주말 농장 부지도 분양하고 있었습니다.




새카맣게 달려드는 산모기와 싸우며 오랫만에 땀을 흘리며 밤을 주웠는데...


이런 경험이 처음인 아들넘은 좋기만 한 듯 했습니다...^^


아들넘이 밤가시에 찔리지 않고 밤을 주울 수 있도록 스키장갑을 끼워 주었습니다...ㅎㅎ

농장 주변엔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송이들이 가득했습니다.

아들넘은 밤송이에서 밤을 빼내며 자기가 밤을 주웠다고 제게 끊임없이 보고를 해댔습니다. 에고.. 아빠 귀청 떨어지겠다..^^

작은 산밤이고 벌레 먹은 것도 많았지만 곳곳에 산재한 알밤을 줍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점심때는 각자 준비해온 먹거리들을 나누며 땀도 식히고 포도주도 한잔 하며 휴식의 시간을 갖은 후

또 밤을 주웠습니다.


밤도 밤이지만 출출한 허기도 달랠 겸 땀도 식히려 준비해간 컵라면에 밥에 신김치에 배불리 먹고... 입가심으로 김을 안주로 와인도 한잔씩 돌렸습니다. 아~ 좋다~^^




처음에는 산속에서 밤을 줍다가 도저히 허리도 아프고 계속 쫒아다니는 산모기들 때문에 가시가

가득한 밤송이채 비닐봉투에 가득 담아와 평지에서 아들넘과 밤송이를 까고 밤을 채취했습니다.


아들넘과 함께 하니 힘도 덜 들고 아들넘도 재미있어 하고 참 즐거웠습니다.


스키장갑이 불편했던지 아들넘이 결국 제 집게를 빼앗아 갔습니다...ㅠㅠ

숲에서 알밤을 줍기위해 땅을 헤치면 산모기들이 웨엥 달려들기 때문에... 저희 부자는 작전을 바꿨습니다. 집게로 밤송이를 비닐에 가득 담아와 평지에서 까는 방법으로...^^

아들넘이 집게로 밤송이를 제게 집어주면 저는 신발로 밤송이를 벌어지도록 벌립니다.

그럼 아들넘이 다시 집게로 알밤만 빼내서 비닐에 담습니다. 이렇게 우리 부자는 협업을 통해 훨씬 힘을 덜 들이고 알밤을 채취했습니다...ㅎㅎ

알밤을 들고 오묘한 표정을 짓는 아들넘...ㅋㅋ




밤 줍기를 마치고 각자 밤을 한보따리씩 등에 지고 터벅터벅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 내려왔습니다.

아까 차로 올때는 몰랐는데... 나름 힘들게 밤 줍기를 마친 후 내려오는 이 길은 마치 산행을 하고

내려오는 듯 발걸음이 다소 무거웠습니다. 

그 와중에 아들넘은 다리 아프다고 업어달라 하여 가방을 앞으로 메고 아들넘을 업고...

일이십분마다 한대씩 오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바로 골아 떨어진 아들넘 깨워 모란에서 내려 

택시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농장 주변 핀 아름다운 꽃입니다. 이름이 뭐라더라... 들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제 아들넘이 제 핸펀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 아들넘이 사진에 관심이 많아 종종 찍게 해주는데 제법 잘 찍습니다...ㅎㅎ

조선후기의 여류문인 정일단 강씨의 사당이 인근에 있었는데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성남시 향토유적 제1호라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방문해 봐야겠습니다.

마을의 곳곳을 알리는 안내판들이 이곳 저곳을 가리키며 우뚝 서있습니다.

금토동에서 모란까지 타고 나온 11-1번 버스. 버스가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종점이라 좌석도 비어있고 여유가 있습니다.

집에 와서 주워온 밤을 꺼내 보니 이렇게나 많습니다. 안사람이 깜짝 놀라더군요. 한 그릇을 바로 삶아 먹었는데... 작지만 맛은 있더군요. 남은 밤은 나누어 양가에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ㅎㅎ




저녁에는 모처럼 아들넘과 집 근처 목욕탕에서 목욕도 하고 음료수도 사먹고 왔습니다.

아들넘은 저와 목욕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거기서 사먹는 음료수의 맛에 빠진 듯 합니다.

제가 어렸을때 목욕탕에서 사먹던 바나나 우유의 맛을 못 잊듯이...ㅎㅎ


저희 집 바로 인근에 있는 찜질방겸 사우나 입니다. 나름 분주했던 주말의 피로도 풀겸 아들넘과 오붓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들넘과 목욕 다니는 이 맛... 딸만 가진 아빠들은 알까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