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2구간3(수정봉~여원재)

강가에버드나무 2013. 3. 22. 22:08

수정봉 지나 잠시 길을 걷다 보니 약간 출출한 느낌이 들었다.

몇 번의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느낀 건 배고픈 느낌이 들기 전에 무언가 행동식을 먹어야

페이스가 확 떨어지지 않고 화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거였다.

나는 즉시 가슴 앞 보조가방에 넣어 두었던 에너지 바 하나를 꺼내 천천히 걸어가며 먹었다.

 

앗... 인적이 드문 숲길에 이것은...

무언가 다가가 살펴보니 남성 팬티인거 같았다.

쩝... 이런게 왜 여기 떨어져 있을까... 아직도 미스테리다...^^; 

 

이곳이 바로 입망치임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친절히 서있다.

 

입망치 입간판 아래서 증빙샷 한컷...^^

 

이번 백주대간 종주길의 특색 중에 하나는 바로 이처럼 곳곳에 있는 봉분들 많이 지나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봉긋한 봉분 두 기가 나란히 생전의 아름다운 삶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죽어서 저처럼 아름다운 봉분으로 남을 정도니 살아서는 더욱 영광스런 삶을 산 선조들이겠지 싶다.

아니면 말고...^^;

 

이곳 길들엔 친절하게도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혹시 여원재에서 숙박하실 분들을 위해 산길 어딘가에 설치되어 있는 입간판을 촬영해 두었다.

실제 여원재쪽에서 반대방향으로 가는 산행객들을 여러명 만났다. 

 

여원재까지는 이러한 이정표가 심심치 않게 설치되어 있어 산행길에 반가움을 더해 주었다. 

 

지난 태풍의 피해인 듯 싶은데... 곳곳의 길들을 이처럼 나무가 쓰러져 막고 있었다. 

 

저 나무는 뿌리채 뽑혀 쓰러져 있는데 얼마나 태풍이 심하게 불었으면 저정도 일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여간 저 나무의 마지막이 너무 비참하여 잠시 스쳐지나가는 나의 동정심을 유발하였다. 

 

비바람에 쓰러진 나무에 가려진 이정표...

 

저 밑으로 임도와 연결된 길이 나타났다. 

 

이곳 주위에 주지사가 있나보다. 

 

저편으로 다시 이정표가 여원재 방향을 가리켜 주고 있다.

 

저 밑으로 마을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저곳이 여원재인가...

 

앗... 저기 달려오는 개는 바로... 아까 아침에 노치마을에서 만났던 노치쉼터 주인아주머니가 말했던

바로 그 집나간 개인 듯 하다.

내가 소리쳐 부르니 쏜쌀같이 달려온다.

하하하... 정말 묘한 인연이다. 

 

 

오라고 손을 내미니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다가온다.

등에 갈색털이 섞여 있는게 노치쉼터 아주머니가 말해준 그대로다.

등산객들을 좋아한다던 바로 그개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이 바로 여원재 부근이었다.

주인아주머니가 이 개가 여원재 부근에 있곤 한다더니 진짜 여기서 볼 줄이야.

세상에 이런일에 제보라도 해야할 듯 하다. 

 

걸어서 3시간이 넘어 도착한 이곳...

도상 거리 6km, 실제거리 7.8km인 곳에서 이 개를 만났다.

바로 주인아주머니에게 전화 드려 개를 만났다고 알리니 무척 반가워 하며 고맙다고 한다.

마침 반대방향으로 가는 산행객 몇 분이 계셔서 이 개의 사연을 말씀드리고 노치마을쪽으로

가면 같이 데려가시라고 하니 개가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그 산행객들을 쫄래쫄래 쫒아갔다.

참 기특하고 귀여운 넘이다.  

 

이 입간판에 헷갈려 잠시 두리번 거리다 민박집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좌측에 리본 보이는 길이라고

알려 주셔서 다시 제대로 된 길로 방향을 잡고 나갔다.

입간판에 현혹 되지 마시길...

 

저곳이 바로 24번 국도와 만나는 여원재다.

 

고남산까지 5.4km... 

 

이곳으로 내려오면... 

 

차도 반대편 쪽으로 다시 이어지는 길에 여원재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여원재 입간판에서 증빙샷 한 컷...

 

아침을 많이 먹지 않아서 배가 고파 오기 시작했다.

여원재 부근에서 라면이든 전투식량이든 먹고 갈까 했는데...

바로 입산통제 입간판을 보게되었다.

쩝... 오나가나 산불예방 기간이라 통제되는 구간들...ㅠㅠ

어쩌겠는가... 그래도 명색이 백두대간 종주한다는 사람이 하지 말라는거 할 수는 없으니

취사행위는 자제하기로 한다. 

 

잠시 쉬면서 사가지고 온 이탈리아산 웨하스 한봉지로 점심을 대신한다.

 

과자를 맛나게 먹다보니 이곳에도 봉분 두기가 나란히 있었다.

이 두분은 생전 부부사이겠지...

살아서도 부부... 죽어서도 부부... 쩝~ 좋은 건지 나쁜건지 잘 모르겠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