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3구간3(월경산~백운산)

강가에버드나무 2013. 4. 20. 21:29

복성이재에서 06:30분경 출발하여 5시간 동안 도상거리 10km, 실제거리 13km 정도를 걸어왔다.

월경산 정상에서 빵과 우유로 간단히 점심을 떼우는 동안 부는 바람에 체온이 떨어져 또 걸어야 했다.

오늘 숙영지로 계획중인 백운산까지는 도상거리 6km, 실제거리 7.8km 정도 남았다.

보고 싶은 사람들, 먹고 싶은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 생각하며 부지런히 걸어야 겠다.

중기민텔...

복성이재~육십령 구간 종주하시는 분들 중 종종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분들의 후기를 본 곳이다.

이번 구간 산행에서는 백운산 정상에서 하룻밤 숙영하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온지라 이곳은 패스

해야할 듯...

 

백두대간 등산로가 많이 훼손되었다.

아마 겨우내 얼었다 녹은 탓도 있겠지만 그 길을 많은 등산객들이 밟고 가니 땅도 식물도 몸살을 앓기

때문이리라.

쩝... 백두대간도 좋지만 이렇게 자연환경을 훼손한다면 본연의 취지에 맞지 않을텐데...

삶은 항상 이런 모순을 내포할 수 밖에 없는거 같다.

그러다 이게 맞다 저게 맞다 싸우게 되면 진흙탕 싸움이 되는 거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되어 버리겠지...

 

 이제 산행시간이 6시간 정도 되니 설설 힘이 들기 시작한다.

땀도 많이 나고... 이곳 산엔 나무들이 다 민둥 나무라... 햋볕을 막아줄 것이 없다.

모자를 쓰면 땀이 너무 나고... 벗으면 얼굴이 익고....ㅠㅠ

 

원래도 셀카를 잘 찍는 편이었지만 산에서 이런 기술이 없었다면 어쨌을까 싶다...ㅋㅋ 

 

앗... 별로 급경사도 아닌거 같은데 밧줄이라.... 

 

산행을 하면서 나무가 뿌리채 뽑혀 있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 하였다. 

그야말로 날벼락이라도 맞은 듯 땅에 깊숙이 뿌리내린 나무가 저렇게 누워 있는 모습은 마치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 하여 영 기분이 개운찮다

내공이 쌓였다고 실력이 있다고 뻐길게 아니라 항상 겸손해야 함을 저 나무가 가르쳐 주고 있는 듯

하다.

 

복성이재를 출발한지 6시간 30분 만에 해발 650M 중치(중재)에 도착하였다.

해발 980.4M의 월경산에서 330M 정도를 계속 내려왔는데 이제 해발 1,278.6M의 백운산까지 600여

미터를 계속 올라가야 한다.

오늘 산행의 최대 난코스 구간...

 

백운산까지 4.6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

 

 중치 바로 위에 나무 의자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람이 차가워 오래 머물 수는 없었다.

 

작고 귀여운(?) 봉분 하나가 나에게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는 듯 하다.

 

완전 날벼락 맞은 듯한 이 모습...

에고.... 우리네 인생도 언제 저렇게 한방에 훅 갈지 모른다.

매사에 감사하고 겸손하게 즐기며 살 일이다.

'내 생애 마지막 순간들' 처럼...

 

요게 무슨 식물인지 이름은 모르겠으나 백운산 오르는 길에 많이 볼 수 있었다.

 

땅바닥에는 요렇게 작은 야생화들이 꼬물꼬물 올라오고 있었다.

 

백두대간 종주길에 있는 관계로 이 선조님도 심심하지는 않을 듯 하다.

안녕히 계세요~~

 

어느 여인네의 젖가슴 처럼 봉긋한 저 무덤은 어느 분들의 것일까...

저 무덤들을 지나치며 '무덤이 참 관능적이다' 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변태인가...^^;

 

저렇게 굵은 나무도 한방에 넘어 가는게 바로 자연의 힘이고 법칙이다.

집 안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이다. 

 

참 희한하게 생긴 나무다... 등나무인가... 

 

볕이 좋은 곳에서는 진달래가 이렇게 꽃봉우리를 터뜨리고 있다. 

 

산행시간이 7시간 30분 정도되어 가니 점점 쉬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이렇게 이정표가 없는 곳에서 셀카 찍은 것은 다 땅바닥에 주저 앉아 쉬고 있을때 찍은

사진들이다.

지난 번 2구간 때보다는 좀 수월한 편임에도 산행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어깨도 아프고 다리에 힘도 빠지고... 

 

나무들이 어찌 잎도 하나 없이 저리 벌거 벗고 서있는지... 햋볕을 막아줄 것이 없어 그점이 좀

어려웠던 산행이었다. 

 

해발 755.3M의 중고개재에 도착하였다.

아직도 500여 미터를 더 올라야 한다.

 

길가에 누군가의 스틱이 부러진채 버려져 있다.

이번 산행에서 느낀 거지만 산 곳곳에 이런저런 쓰레기들이 방치되어 있었다.

물론 일부러 버린 것은 아니라고 굳게 믿지만 어떻든 백두대간 길이 너무나 훼손되어 가고 있는

듯 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백두대간 쓰레기 줍기 산행에 참여하던가 팀을 만들던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란 줄이 거진  나무들이 몇 그루 있던데... 저건 무슨 의미일까...

 

여기에도 엄청난 뿌리를 가진 나무 하나가 쓰러져 있다.

안타깝다... 저렇게 죽어가야할 나무의 운명이...  

 

계속되는 경사에 땀은 비오듯 하고 힘은 든데.... 어디 한군데 그늘 아래서 쉴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점점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표정관리가 안되고 있는게 티가 나기 시작했다.

 

간신히 좀 큰 나무 기둥 뒷편 그늘에 몸을 숨기고 잠시 쉬고 있다.

쩝... 이렇게라도 햋볕을 막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아까는 부러진 나무가 가엽고 안타까웠는데 몸이 힘드니 저걸 어찌 피해가야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ㅠㅠ  

 

 무척 힘이 들었지만 최대한 의연한 모습으로 찍으려 노력했다.

 

백운산 정상이 가까워진 것인지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는 밧줄 구간들... 

 

산을 어느 정도 오르니 또 전망이 트인 곳들이 나타난다.

이 맛에 산을 오르는거 아니겠는가. 

 

백운산까지 800M 정도 남았다.

평상시라면 얼마 되지 않는 거리라 하겠으나 9시간을 걸어온 지금 느끼는 거리감은 8km 정도는

남은 듯 하다. 

 

햋볕과 몸의 열기로 얼굴이 붉게 달아 올랐다.

그래도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으니 표정만은 한결 가벼워 보인다.

 

 앗... 백운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은데...

햋살을 피해 돌 그늘 아래 살포시 몸을 숨기고 있는 저것은 바로 눈이었다.

 

아...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산 반대편 등산로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들이 군데 군데 눈에 띄었다. 

 

여긴 아예 얼음이 녹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4월 중순이 다되었는데 북쪽지방도 아니고 경남 지방에서 이렇게 눈과 얼음을 보게 될 줄이야....

역시 산은 산이다.

 

본격적으로 가파른 급경사가 시작되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 계단 구간은 그나마 수월한 편이다. 

 

정말 얼마남지 않은 거 같은데 몸은 천근만근 한걸음 한걸음 옮기기가 쉽지 않다.

눈도 제대로 못뜰 정도로 힘이 부친다.

그래도 버텨야지... 정상이 코 앞이니... 즐기자.... 지금 이 순간의 고통과 어려움을...

잠시 뒤에 환호로 바뀔 이순간을...

 

가파른 경사에 쉴곳도 마땅치 않아 이렇게 비탈길에 앉아 나무를 딛고 어중간하게 쉬고 있다. 

이게 마지막 휴식이기를...

 

정확히 16:30분경 백운산 표지석에 도착하였다.

복성이재에서 출발한지 10시간만에 오늘의 목적지 백운산에 무탈히 도착하였다.

아직 시간이 일러 한두시간 정도 더 산행이 가능하겠지만 다리도 아프고 몸도 지친 상태라 

내일을 위해 이곳에서 원래 계획대로 묵어 가기로 했다.

자 텐트를 어느 곳에 칠까... 다른 곳은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불어 이 부근 어딘가에 쳐야할 듯 하다.